설명절을 며칠 앞 둔 지난 1월 23~25일, 꽃다운친구들 2기는 2박3일의 오티캠프로 2017년도 항해의 돛을 올리고 산뜻하게 출발 하였습니다. 

지금부터 그 현장 속으로 여러분을 안내할게요 :) 


영등포에 위치한 유스호스텔로 삼삼오오 모여든 친구들. 이미 카톡방도 있고 가족소개 포스팅(궁금하면 클릭!) 보긴 봤지만 얼굴을 보는 것은 처음이니 얼마나 쑥쓰럽고 어색하던지요. 하지만 1년의 방학을 함께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함께 보내다보면 어색한 시절이 있었나 싶을 만큼 금새 잊혀질 것이라고 제가 가암히 예언을 해봅니다.

2박 3일 오티캠프의 주제는 두 가지였어요. 첫째, 꽃치너들끼리 좀 친해지자! 둘째, 꽃친을 왜 하게 됐는지, 어떤 방학을 보내고 싶은지 함께 생각해보자! 그리고 오티 캠프 첫날의 저녁 시간은 꽃친의 모든 가족들이 함께 모여서 우리 가족을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인형을 서로에게 마구 던지며 이름을 익히고, 저는 꽃친에서 'ㅇㅇㅇ'을 담당하는 'ㅇㅇㅇ'예요!(손가락을 쫙 펴고 앞으로 뻗으면서 90년대 아이돌처럼 해야됩니다.)라고 외쳐보기도 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느끼함, 헛소리 등등 꽃친의 깨알캐릭터들이 슬슬 등장하기 시작했답니다. 

어색한 분위기를 녹이는 시간을 가진 뒤 서로에게 나누어 줄 명함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캠프가 끝나고 정기모임을 시작하기까지는 약 3주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 때 만나면 다시 이름도 얼굴도 다 까먹을까봐 나를 기억해달라는 명함을 만들어서 나눠주는 것이죠. 자신의 얼굴을 그리는 친구도 있고, 이름과 전화번호 카톡 아이디 등을 적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청소년들의 특성상 이렇게 작고 가볍고 값 나가지 않는 물건은 집에 가자마자(혹은 도착하기도 전에) 어딘가로 사라질 운명이라는 것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소개를 적고 나눠주는 것이 의미있지 않을까, 정성스레 만든 명함을 소중하게 보관해줄 꼼꼼한 친구들도 몇 명은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1기 때 멋진 연극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셨던 만두쌤이 오티 캠프 첫날에 등판하셨습니다. 막 서로의 눈을 바라보라느니, 힘을 합쳐서 만두쌤이 의자를 못 뺏게 막아보라느니 이상한 걸 시키시더니 급기야 투명필름에 오늘 처음 본 친구 얼굴을 그려보라는 주문까지 하십니다. 진짜 완전 오글거리는데 그리다보니 은근히 집중되고 친구 얼굴을 빤히 바라보려니 쑥쓰럽긴 하지만 어느새 정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꽃치너들 사이에 슬슬 우정의 마법이 걸리는 걸까요. 그림은.. 이하 생략합니다 🙈


저녁 시간에 있었던 가족소개는 꽃친 1기 채윤이 엄마이시자 2017년 꽃친의 공동대표(이하 공대)이신 정신실쌤이 진행해주셨어요! 사실 공대님은 준프로급의 사회자이십니다. 사회자 역할을 맡겨드리자 이리저리 궁리하시더니 그냥 가족소개가 아닌 가족들간의 공통점 찾기로 변신을 시켜주셔서 더더욱 돈독한 시간이 될 수 있었습니다. 가족소개의 내용을 살짝만 소개해드리자면 우리 꽃치너들은 아직까지는 대체로 소심이 코스프레를 했고요, 누구부터 시작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아버지들의 '제가 못난 아빠입니다... 참.. 그 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과 같은 난데 없는 고해성사와 '괜찮아요, 저도 그래요'로 이어지는 힐링캠프에 버금가는 시간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오티캠프 둘째날이 밝았습니다.👏🏼  어제는 친해지는데만 주력한 시간이었다면, 오늘은 비로소 [꽃친]에 대해서 집중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우리의 병구쌤 수진쌤 콤비와 함께 꽃친이 추구하는 방향성, 그리고 활동영역 네 가지에 대한 설명(이라고 쓰고 세뇌라고 읽는다)을 듣고 조별로 내가 생각하는 '방학'에 대해 마인드맵을 그려보며 막연했던 방학생활에 대해 조금은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보았습니다. 

오후에는 꽃친 모임 공간 탐방 시간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올해도 꽃친은 21세기형 노마디즘을 실천하기 위해 꽃친만의 단독 공간을 마련하는 대신 일주일에 하루, 이틀을 쓸 수 있는 아지트 두 곳을 마련하였습니다. 아마도 모임의 20~30%, 날씨가 따뜻해지면 그보다 더 많이 여기저기 바깥 공간을 탐험하러 다닐테지만요. 첫 번째 아지트인 홍대로 이동하면서 팀미션을 수행했습니다. 팀별로 방학을 맞이하는 소감이나 결심을 7~8자의 문장으로 만들어서 길거리의 간판에 있는 글자로 그 문장을 만들어오는 거지요. 다른 팀이 만들어온 문장을 먼저 맞추면 점수를 주는 게임도 진행했습니다. 쌤들 없이 팀끼리 미션도 하고 점심식사도 하고 나니 뭔가 좀 더 벽이 허물어진 느낌? ㅎㅎ 초반이니만큼 꽃치너들도 쌤들도 분위기에 민감해민감해~~~


삼각지에 있는 두 번째 공간도 답사하고 볼링도 한 판 신나게 치고 나니 벌써 저녁시간. 저녁 식사를 하고 숙소에 들어오니 아이들 모두 녹초가 되었습니다. 아픈 다리를 두드리며 멍 때리고 있는 와중에 꽃친 2기를 찾아온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꽃친 1기 선배들입니다~! 

1기 때는 없었고 2기 때만 있는게 바로 먼저 걸어간 선배들 아니겠습니까? 물론 1기의 틀에 갇힐 필요는 전~혀 없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도움이 되고 의지가 될 것 같아서 특별히 초청했답니다. 또 다시 대박 어색하게 둘러 앉아서 자기 소개를 하고, 궁금한 것 있으면 서로 물어보고 대화하는 시간을 좀 가지라고 쌤들이 자리를 피해줬더니만 이 녀석들 바로 게임 태세에 돌입했네요. 1기 애들아 살살 가르쳐줘라 ㅎㅎ 물론 1년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청소년 시기에 이런 경험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굉장한 공통점이 있는 친구들입니다. 첫 만남은 다소 어색할 수 밖에 없었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자주 만나면서 든든한 공동체를 이뤄나가길 두 손모아 바래봅니다. 🙏🏼 😄


드디어 오티캠프 마지막 날이 오고야 말았네요. 2박3일이 정신없이 지나갔습니다. 낯선 친구들 사이에서 적응하느라 다들 고생이 많았지요. 마지막 순서는 1년 뒤의 나에게 편지쓰기입니다. 1년 뒤.. 지금 생각으로는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이지만 1기 친구들이 하나 같이 고백하듯이 1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갈거에요. 그리고 그 시간 뒤에 우리는 조금 또는 많이, 어떤 모습으로든 변해있겠지요. 1년 뒤의 나에게 편지를 꼭꼭 눌러쓰면서 꽃치너 친구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무슨 기대를 하게 되었을까요? 편지지를 받아들고는 각자 휴게실 구석구석에 자리잡고 조용한 기대감으로 편지를 쓴 뒤 봉투에 넣어 풀로 봉인했습니다. 분명 생명이 없는 편지지인데도 쌔근쌔근 숨을 쉬고 있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


파울로코엘료의 책 <연금술사>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지요. "결정이란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었다. 어떤 사람이 한 가지 결정을 내리면 그는 세찬 물줄기 속으로 잠겨들어서, 결심한 순간에는 꿈도 꿔보지 못한 곳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네, 꽃치너 10명은 분명 어떤 결정을 했고, 그 결정으로 인해 시작된 여행은 세찬 물줄기와 같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1년 뒤, 우리들은 지금 이 순간에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 가 있겠지요?

과연 그 곳이 어떤 곳이 될지 무척 기대됩니다. 여러분도 함께 지켜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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