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친 블로그의 애독자 여러분~!

2017년 새해도 밝았고 이제쯤 슬슬 2기 소식이 들려올 때가 됐는데, 모집한다는 글을 올린 이후엔 소식이 너무 없어서 은근히 기다리고 계셨죠? 

꽃친은 작년 9월 두번째 설명회를 가진 후 10월에서 12월에 걸쳐 2기 가족을 모집하는 긴 시간을 가졌습니다. 꽃친의 모집은 [기초상담]-[지원서제출]-[가족상담]-[프로포즈]의 길고도 신중한 상호 결정과 약속의 시간을 거쳐야 하기에 시간과 정성이 꽤 많이 드는 일이지요. 이런 모든 과정을 함께하고 한마음 한 뜻으로 2017년 한 해 즐거운 방학을 맞이하게 된 멋진 열 가족들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 


[김윤수 가족]

서울 창신동에 사는 윤수네 가족입니다. 사진에 함께 나오지 못한(아마도 사진을 찍어주고 있겠죠?) 윤수네 형까지 해서 삼형제 가족입니다~

윤수는 기초 상담으로 쌤들을 만나기 전에는 꽃친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었는데 쌤들과 만나서 영상도 함께 보고 꽃친에 대한 설명을 듣는 동안 꽃친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던 것 같아요!(그렇지 윤수야?) 

그래서 단번에 마음을 정하고 올해 꽃친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기로 했답니다 ^^


[김효신 가족]

제일 앞의 멋진 단발머리 소년이 효신이입니다~ 효신이가 꽃친 2기 중에서는 아마 가장 멀리서 오는 친구가 아닐까 합니다. 효신이네 집은 바로 춘천이에요!

매일이라면 못 다녔겠지만 꽃친은 일주일에 단 두번 모임이니까 가능하지요~^^ 효신이는 홈스쿨링(혹은 홈뒹굴링)을 하고 있고 그림 그리는데 비상한 재주가 있습니다. 앞으로의 진로도 그 쪽으로 고민중이라고 하네요.

홈스쿨링을 했던 만큼 꽃친에서 친구들과 깊은 우정을 나눌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환희 가족]

동쪽 끝 춘천에 이어 서쪽 끝 인천에 사는 전환희 가족입니다. 가운데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친구가 환희랍니다!

환희네 가족은 영국에서 오래 살아왔고 한국에 온 이후 환희는 홈스쿨링(역시나 홈뒹굴링일 가능성도..?)을 하다가 꽃친을 만나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 환희는 다른 친구들보다 한 살 어린 16살이지만 영상편집에 관한 관심이 아주 특별해서 유투브도 많이 보고 직접 영상을 만들어서 인터넷에 올리기도 한다고 해요! 내년에 꽃친 활동을 하면서 재밌는 영상을 함께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


[나예담 가족]

다음은 구리에 사는 예담이네 가족입니다. 왼쪽에 앞머리를 예쁘게 내린 친구가 예담이에요. 우리가 서로 사귀어가면 자연스레 알게 되겠지만, 예담이는 노래를 무척 잘해요~ 무려 디지털싱글도 낸 진짜 가수입니다! 아직 저희도 라이브는 못 들어봤는데요 꽃친 하면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겠죠? ^^ 기대됩니다~


[목서윤 가족]

일산소녀 서윤이네 가족이에요~! 

사진으로만 보면 '혹시 초등학생?'이라고 생각할 만큼 동안이지만 사실 서윤이는 18살로 꽃친 2기 중에서 제일 큰 언니랍니다 ;) 상담하는 동안에는 자기 생각도 또렷하고 쌤들하고 진지한 대화도 잘 하는 언니다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마 동생들하고 장난치면서 지내다보면 톡톡튀는 새로운 면들도 많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우시현 가족]

다음은 마포구에 사는 시현이네 가족입니다.

가족 사진 찍는게 이렇게 어려운 일일 줄 몰랐다고 하시며 가장 최근에 찍은 셀카를 보내주셨어요 ^^

시현이는 학교 생활도 재미있게 하고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잘 지내지만, 한 편으로는 나중에 쉬는 것보다 지금 쉬면서 무엇을 할지 생각해보는게 본인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1년 방학을 결심했다고 해요!

상담 때는 내성적으로 보였지만 왠지 갈수록 다양한 매력을 발산할 것 같은 기대가 되는 친구입니다 ^^



[유채연 가족]

안양에 사는 채연이네 가족입니다. 두 자매가 많이 닮았죠? 왼쪽에 알록달록한 가디건을 입는 친구가 채연이에요 ^^ 채연이도 홈스쿨링을 하고 있고요 나이는 16살이랍니다. 꽃친 지원서에 하고 싶은 일을 9개나 써주었어요. 초롱초롱한 눈빛과 단호함을 보면 9개 이상도 거뜬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윤녕 가족]

와우, 여기가 어디일까요? 사람들이 종횡무진 도로를 걸어다는 것을 보니.. 느낌이 딱 오시죠? ^^

용인에 사는 윤녕이네 가족을 소개합니다~

윤녕이는 음악, 운동 등 다양한 것에 관심이 많은 친구예요. 1년의 방학동안 하고 싶은 일들도 아주 많아서 벌써부터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같던데, 많은 경험을 해보는 시간이 되길 응원합니다~^^


[하은수 가족]

와~ 정말 마음이 탁 트이는 멋진 사진이에요. 단정한 생머리를 하고 있는 예쁜 여자친구가 바로 은수예요.

은수네 가족은 여행을 많이 다니신 것 같아요. 어머니는 자녀들과 함께 다녔던 여행에 대한 책도 쓰셨다고 하네요.

은수도 환희와 같은 16살이지만 학교를 빨리 들어가서 이번에 중학교를 졸업하고 꽃친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은수의 수줍은 미소가 빨리 또 보고싶네요~^^


[이은수 가족]

은수가 한복을 곱게 차려 입었네요 ^^ 김포에 사는 은수네 가족입니다. 

하!은수에 이어 이!은수까지~ 꽃친 2기엔 은수가 2명이네요 ㅎㅎ 별명을 만들어야 하나 고민이 초큼 됩니다~ 

평소에도 집에 있는 것보다는 밖에 놀러다니는 것을 좋아한다는 은수! 에너지가 굉장한 친구라서 꽃친 2기에서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 




이상으로 2017년을 함께할 꽃친 2기 가족 소개를 간략하게 마칩니다. 앞으로 1년 동안 꽃친 가족들의 다양한 소식 전해드리도록 할게요 :) 

그리고 사실 꽃친 2기는 바로 오늘! 2박 3일 간의 오티캠프를 마쳤답니다. 서로 친해지기도 하고 방학에 대해 여러모로 기대하고 상상하고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고 특별히 첫날 저녁에는 처음으로 가족들이 모두 모여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티캠프의 이모저모는 조만간 따로 소식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 


오티캠프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




멈출 수 있는 용기

2016.10.27 12:33

나라전체가 뒤숭숭한 시절이지만, 오랜만에 수다 한 편 올립니다. 

격월간지 민들레 107호 <멈출 수 있는 용기>에 꽃다운친구들 이야기가 소개되었거든요.  

또 한번의 클릭이 귀찮으신 분들을 위한 배려로 전문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링크도 있구요. http://bit.ly/2eHLRXH  




[꽃다운 친구들방학이 일 년이라니!]

 

이수진 

‘꽃다운친구들’ 대표. 사회복지와 가족치료를 공부했다. 건강한 가족공동체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어 스스로 가족 컨설턴트라

이름붙이고 학교, 도서관, 복지관 등에서 강의와 상담을 하고 있다.

kochin@brightfund.org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용돈 아껴 써라”, “어디 학원이 좋다던데 거길 다녀라”, “쟤랑은 놀지 마라”, “지금부터 딱 한 시간만 놀아라.” 자녀를 겨냥한 부모의 명령충고훈화를 다 모아본다면 가히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인생 지침서(라고 쓰고 잔소리 종합선물세트라고 읽는다)’가 될 것이다학습은 물론이고 경제사회문화종교까지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는 것 같다이게 다 아이 잘되라고 하는 거다소중한 내 아이니까 일거수일투족 관리해주는 거다이러는 엄마도 피곤하다자기 일 희생하고 하는 거다옆집 아이에겐 그런 참견 안 한다는 말도 덧붙여가며 말이다그런데 이런 훌륭한 지침서를 가진 부모들도아이가 서너 살쯤 돼서 싫어!”라는 말을 달고 살거나 모든 동사 앞에 을 붙여 안 먹어” “안 자” “안 사랑해라고 말할 때의 당혹스러움을 기억할 것이다딱 청개구리 같던 시절그땐 제아무리 저항을 해봤자 금세 힘센 부모의 무력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기에 그 모습이 오히려 귀여웠다그러나 소위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아이가 보이는 저항은 요 녀석 봐라당돌하군’ 정도를 넘어 부모로서 위기감마저 느끼게 한다.


며칠 전 우리 집에서도 모자 사이에 논쟁이 있었다아들이 할아버지할머니친지들로부터 받은 특별용돈을 모아둔 통장에서 마음대로 돈을 꺼내 쓰지 못하는 것에 항의하면서 내 돈인데 왜 내 맘대로 못 해왜 엄마는 나를 과소평가해나도 알아서 잘할 수 있거든?” 이라고 했다전에도 아들이 이런 식으로 몇 차례 항거한 적이 있지만 매번 이 현명하신 엄마의 지침에 굴할 수밖에 없었는데이번엔 아들의 말에 무게감을 느낀 엄마가 자존심상 한두 번쯤 우기다가 결국엔 아들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게결국 네 돈인데미래를 위해 모아두는 편이 좋을 거라는 엄마의 판단을 믿고 따르라 했네언젠가는 네가 알아서 하는 거라고 마음먹긴 했지만 정작 그 언제가 언제인지는 나 도 참 막연하구나.’ 속으론 이런 생각을 하며.


이렇듯 자녀를 믿지 못함에서 비롯된 통제는 믿어주기로 작정하지 않으면 모드를 전환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그래도 아이들의 시기별 저항적 몸부림 덕분에 부모도 수시로 각성하고 나이가 들어도 계속 삶의 태도를 전환하게 된다. 21년째 엄마 노릇을 하면서 나름 전환하는 법을 배우며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5년 터울의 둘째 아이는 쉽게 키울 것 같은데그렇지만도 않다마음의 부대낌은 시시때때로 새롭기만 하다이 일이 있고 나서 가만 생각해보니 아이들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학기 중에는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므로 자유로운 시간은 두어 시간을 넘기기가 어렵다주말과 방학에는 보충학습선행 학습각종 영양가 있(다고 믿고 싶은)는 체험 등으로 꽉 짜인 스케줄에 자유시간을 빼앗긴다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고수험생만큼 비장한 각오로 만들어진 일정표를 따라 살아야 하는 아이들을 목격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그러고 보면 물질만이 아니라 시간도 아이들의 것이 아니다.

 


참을 만한 멍 때리기의 비밀

 

  2012년 2월에 중학교를 졸업한 큰아이는 고등학교 배정을 보류하고 일 년 동안 긴 자체 방학을 가졌다당시에는 이름도 생소했던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학교 공부에서 잠시 떠나 진로탐색을 위해 일 년 동안 관심있는 일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아이가 왜 공부하는지 모른 채 고교 3년을 고생스럽게 보내게 하긴 싫었던 엄마 귀에 매우 솔깃한 정보였다)를 개인 차원으로 적용해 볼 야무진 속셈이었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공부하는 목적과 의미가 생기리라 기대했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그런 시간을 갖기는 어렵다고 생각했기에충분히 여유 있는 시간을 누리면서 그걸 찾아보지 않겠냐고 던졌고이 제안을 받아들인 딸은 학교에 가지 않고 홀로 긴 방학을 보내게 되었다일 년의 방학을 아이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아니원래 아이 것 이었는데 아이에게 되돌려 준 것이라는 말이 더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아들이 저항을 통해 자기 용돈에 대한 권리를 부모로부터 쟁취한 것처럼나는 하고 싶은 게 없어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라며 고민하던 딸아이의 소심한 아우성은 시간에 대한 자신의 소유권을 적극적으로 찾게 해준 단초가 된 셈이다.


자기 시간을 자기가 알아서 사용하는 것누구에게나 그 기회는 열려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긴 방학을 가질 수는 없다큰딸은 할지 말 지 결정하는 데만 일 년 반이 걸렸다그렇다고 처음부터 대단한 용기와 포부의지가 있었던 건 아니다잘은 모르겠는데(당연하다처음 해 보는 거니까), 아침마다 늦잠 잘 수 있다는 것에 일차적으로 낚이고(게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두 번째로는 남들과 달리 뭔가 특별해 보이는 것도 기분 괜찮을 것 같으니까 여타의 불안과 걱정을 맨 뒤로 보내기(컴퓨터 편집용어)’ 처리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결정적으로 부모가 한번 해보라고 부추기니 어느 정도 책임은 나눠질 수 있으리라 기대했을 수도 있다어쨌든 좋다하고 싶은 마음 51, 하기 싫은 마음이 49로 안식년을 선택했을지언정 일단 스스로 선택했다는 것이 중요하다이런 큰 모험은 열여섯 평생에 처음이었을 것이다안식년은 아무나 못 누린다선택하는 사람만이 누린다.


그러나 달랑 한 달밖에 안 되는 방학도 뭘 할지 막막하고 무료한 날이 더 많게 마련인데곱하기 12라니딸의 붕괴된 일상을 예상하여 실제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마음 한 구석에서는 바람직한 방학생활을 기대하기도 했다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아이는 매우 오랜 시간 자고조금 놀고아주 가끔 의미 있어 보이는 활동을 했다의미 있어 보이는 활동이란 학교에 다닐 때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엄두를 내지 못했던 취미생활과 약간 색다른 공부아빠와 함께한 여행을 말한다그러니 평상시 방학이 12배로 늘어난 것과 정말 똑같았다아일랜드처럼 진로체험 기회를 찾아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고 거의 시도도 해보지 못했다엄마의 막연한 기대는 안식년 초기에 깨끗이 접었다내가 주경야독 하느라 바빠서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그 덕분에 딸은 오롯이 자신의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교과공부에서 해방된 아이는 긴 빈둥거림과 가끔의 특별한 경험에 자신을 던져두었다잠을 자든 드라마 삼매경에 빠지든하고 싶은 대로 자기 시간을 움직이는 사람은 일단 삶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모든 인간에게 자유롭고자 하는 욕구는 얼마나 큰가그래서 얼굴도 밝아지고 예뻐졌다이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부대효과로서 아이에게는 가장 의미 있는 변화였다(꽃다운친구들 1기의 한 부모님도 지난 8개월간 아이의 가장 큰 변화는 단연코 예뻐진 것이라고 말한다아이가 가장 자기다워지는 시간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저러다가 사람이 굼벵이가 되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최대치 빈둥거림을 지켜보면서(아이도 자신의 한없는 게으름을 경이롭게 생각하는 듯했다여러 번 마음이 끓어올라 억제할 수 없는 잔소리가 종종 튀어나왔다아무리 방학이 길다지만 자기가 신생아인 줄 아는지 일 년 내내 하루 10시간 수면은 기본이었다불어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스스로 알아보라고 하니 응대답만 하다가 결국 한 달쯤 지나서야 인터넷으로 아베세데를 익히기 시작샹송이라도 한 곡 마스터할 줄 알았는데 한 달쯤 뒤부터 불어를 공부하는 딸의 모습은 다시 볼 수 없었다대개 이런 식이었다이보다 더 순수한 방학생활이 있을까 싶다.


그 와중에도 한 가지 고무적인 일이 있었는데매일 정오가 넘어야 겨우 일어나는 아이가 일요일마다 교회에서 맡은 역할을 위해 일 년 내내 아침 7시면 집을 나섰다는 것이다그리고 좋아하는 연예인 팬 사인회에 가기 위해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결국 성취해내는 성실함을 보면서 이런 바람직함이 더 자주 목격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또 좋은 점은 가족끼리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만 가능한 진심 어린 대화를 자주 나눌 수 있었다는 것주로 부모성토대회였지만 말이다아이가 자신의 마음속 복잡한 감정들을 알고 싶다고 해서 심리검사도 받고 좋은 상담 선생님을 만나 수차례 마음을 탐험하는 시간도 가졌다그렇게 대체로 멍 때리고 빈둥거리며 10개월 정도 지나니 그제야 공부 걱정을 아주 조금 하는 것 같았고고등학교 입학을 한 달 앞두고 수학 문제집 한 단원 정도를 미리 들여다보는 것으로 아이는 긴 방학을 마무리했다이후 3년간 동네 일반 여고에서 한 살 어린 동생들과 무난히 지내다 졸업했다가끔은 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언니 역할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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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길을 걷다가 때마침 발견하는 풍경

 

  그 후 몇 해 동안 우리 가정의 특별한 경험을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대단한 듯 대단하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이 생겼다그러다가 입시경쟁에 찌들어 앞만 향해 달려가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느릿느릿 걷는 시간도 의미가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어져서남편과 함께 숨쉬는방학 꽃다운친구들이라는 청소년 자유학년제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다꽃다운 나이열여섯 살 이팔청춘 청소년들에게 빈둥거리는 시간을 돌려주자는 취지로 만든 모임이다. 2016년에는 열한 명이 일 년의 자발적 방학을 선택했다사 년 전 딸은 혼자 외롭게 보냈지만이제는 꽃다운친구들로 만난 청소년들끼리 함께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꽃다운친구들은 일주일에 두 번 만나서 자(기탐구)(사활동)여 (행유희)(계형성네 영역 활동을 통해 자신과 세상의 맛을 느끼고 뜻을 깨닫는 배움과 사귐의 시간을 갖는다이틀 동안 밥 지어먹기생 활문 나누기책 읽고 글쓰기캠핑여행사진음악미술연극사람 책 도서관장애인복지관 방문놀러가기 등 다채로운 시간을 보낸다함께이기에 가능하고 즐거운 활동들이다.


자기이해 활동의 하나였던 덕밍아웃(덕질+커밍아웃)’시간이 내게 특히 인상 깊었다. 11인 11색의 개성미 넘치는 덕후들이 자신의 세계를 선보였는데 신발 디자인아이돌보드게임페이퍼 아트재즈애니메이션 등 그 종류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덕질의 깊이와 열정도 대단해서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었다자신이 좋아하고 에너지를 쏟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던 한 친구는 긴 고민 끝에 자신이 사람 얼굴과 이름을 오래 기억한다는 것사람에 대해 남다른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4월에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미수습자 허다윤 학생 어머님을 초청해 얘기를 나누고 홍대 앞에서 열린 단체 피케팅에 참여했으며그 만남을 기억하면서 열한 명이 함께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들어 추모하는 시간도 가졌다이렇게 부지런히 이틀을 함께 보내고 나머지 5일은 최대한 빈둥거릴 자유를 누리기 위해 집에 서 각자 보낸다.


작년꽃다운친구들 설명회에 취재를 온 기자가 일 년의 방학이 꿈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느냐고 묻자 딸은 안식년이라는 대담한 선택 을 해보았기에 앞으로도 꿈을 찾아갈 때 주도적으로 조금은 대담하게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다소 애매모호한 대답을 했다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열두 달 동안 잘 쉬었지만 소위 진로앞으로 어떤 전공을 선택할지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선명한 그림을 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아이가 보낸 일 년의 방학은 시간 낭비였을까앞서 말했듯 나도 처음엔 아이가 입시전쟁 속에서 덜 고생하길 바라며 공부 목적이라도 찾아보라는 의미로 안식년을 제안했었다그러나 딸 입장에서는 질리도록 쉬어본 후 양심상 공부 좀 해야겠다는 가책 정도를 느꼈지뚜렷한 꿈을 찾고 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까지 생긴 것 같지는 않았다다만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엄마아빠도 관찰하고느린 걸음으로 세상을 구경하면서 그 시간과 그곳을 충분히 살았던 것이다.


요즘 꿈이 없다고장래희망이 없다고 걱정하는 초등학생들을 자주 본다중고등학생은 장래희망이나 원하는 직업이 없는 것을 아예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분위기다해마다 3월초 학생 조사서에 부모가 희망하는 자녀의 직업을 써야 하는 것은 내게도 고역이다빨리 진로를 정하라고 재촉하는 이 세태가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다진로는 직업을 정하는 것이 아닐 테고 학교 현장에서도 꼭 그렇게만 접근하는 것은 아니겠지만,진로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체감하는 진로교육은 사실상 직업 찾기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어린이청소년 시절에 자기 적성을 찾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진로탐색 과정에서 직업 적성직업 흥미검사 등을 통해 단서를 얻기도 하지만 참고자료일 뿐 검사결과가 그 아이를 다 말해주지는 못한다.


느리게 걷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분명 있다바삐 지나갈 때는 못 보는 나 자신과 세상의 다채로운 풍경이 그것이다그 안에서 자신의 흥미적성의 희미한 실마리를 조금씩 맛보는 것이 청소년기에 경험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그런 의미에서 딸의 대답은 참 정직하다긴 휴식을 선택한 자신의 용기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인생의 여정에서 뭔가 영향력을 발휘할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는 말이다.


이 기간을 통해 비교적’ 좋아한다고 알아차린 분야로 대학 전공을 정했지만이 또한 진로의 일부분일 뿐 인생 전체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진로는 적성을 발견하자마자 후딱 정해버려야 할 어떤 과녁이 아니라자신과 세상을 알아가며 끊임없이 적응하고 가꾸어가는 과정 그 자체이다지금 꽃다운친구들도 아홉 달째 느슨한 시간표로 천천히 걸으면서 미처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다양한 인생 선배들을 만나 넓은 세상을 두리번거리고 있을 뿐이지만 이 시간 자체가 일 년 뒤서기로 작정한 아이들의 진로인 셈이다이들이 계획하지 않고 의도하지도 않은 소중한 풍경들을 감상하고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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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안식년에 쌓은 엄마 내공

 

  청소년기 아이들이 스스로 잘할 수 있다고알아서 하겠다고 선언할 때부모들의 본능적이고도 자연스런 반응은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해내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와일 수 있지만나는 그 일 년 동안 의지적으로 반응을 다르게 해본 셈이다아이가 잘해낼 것을 굳건한 믿음으로 믿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을 지지해 주는 쪽으로 말이다.


어쩌면 잘 못할 것을 알고도 허락하는 것에 가까웠다자기 힘으로 자기 삶을 살아본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맷집이 생길 수밖에 없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부모라는 울타리 안에 있을 때 실수와 실패를 경험해볼 수 있다면 긴 인생 살아가며 이보다 더 좋은 배움이 있을까시행착오 없는 매끈한 성공은 매력이 없다그래서 웬만한 간섭을 제거하자결국 제 힘으로 살아갈 아이들이다연습할 기회를 빼앗지 말자고 지금도 되뇐다.


어느새 경력 21년차지만솔직히 뭘 해도 안 해도 늘 불안한 이 부모 노릇을 빨리 졸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그런데 부모라는 이름으로 살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부모가 뭘 하든 안 하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그 안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고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이다그러니 괜한 걱정과 불안은 모두 안드로메다로 보내야 하지 않을까갈수록 그게 참 아이러니다 .


더불어부모의 본능적 불안을 견디는 데에는 부모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가꾸는 것이 가장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자신을 살뜰히 보살피다 보면 아이 삶에 시시콜콜 간섭할 한가함이 없어진다그러다 보니 나는 점점 아이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기회를 내어주는 괜찮은 부모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이 또한 아이러니다.


순수하게 아이의 시간을 자기 것으로 되돌려주고 싶은 부모아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게 연습의 기회를 주고 싶은 부모잃어 버린 웃음과 아이의 고유성을 되찾고 싶은 부모들이 혼자 고민하지 않고 꽃다운친구들과 함께하고 있다.


꽃다운친구들은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가족동행 프로그램이므로 한 달에 두 번 정도 부모 모임을 열어서 연애 시절을 소재로 수다 를 떨기도 하고아이들의 성격유형을 엿보며 부모로서 성찰의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몸을 부대끼며 놀기도 하고진학지도 강연도 들었다또 중년의 건강관리한국의 인권문제 등 부모들끼리 품앗이로 배움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사실 삶에 지친 중년의 부모님들이 모여서 무엇을 하는 것이 무리이지 않을까 처음엔 우려도 했는데 자녀의 안식년이라는 공통분모만으로도 든든한 동지애를 나누는 모임이 되어가고 있다무엇보다 자기 아이 또래들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대부대모의 심정을 가지게 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공동체라서 누릴 수 있는 풍성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이 꽃다운친구들을 선택한다는 것은 학교에서 또 다른 학교로의 탈출이 아니라 가족구성원으로의 귀환이다건강한 독립을 위한 토대로서 안정감 있는 가족 관계친밀한 관계를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그러나 일 년의 방학을 또 하나의 스펙 쌓기 아이템으로,다음 단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충전 기간으로혹은 확실하게 진로를 찾는 시간만으로 여기는 부모님들은 분명히 실망할 것이다부모가 흑심을 품으면 그 방학은 이미 방학이 아니다자기 의지 없이 부모 손에 끌려온 아이들은 긴 방학을 부모의 감시 가운데 괴롭게 보낼 것이 분명하다꽃다운친구들은 이제 겨우 첫돌도 지나지 않은 걸음마 시기를 보내고 있다다만 작년에는 우리 딸아이의 희귀하고 희미한 사례에 기댄 담대한 예언이 전부였다면이제 열한 가정의 생생한 증언이 마련된 셈이다아직 한 줌이지만 너무도 귀한 한 줌이다이들의 용기와 결단이 쌓이다 보면 오늘날 아이들에게 유해하기 짝이 없는 교육환경에 힘찬 똥침을 날리게 될 테니 말이다.


무슨 방학을 일 년씩이나길어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백 세 인생 중 겨우 100분의 1일 뿐이다



<꽃다운친구들>은 1년의 방학을 누리는 청소년과 그 “가족 모두의 모임”임을 누누이 강조합니다. 대개 청소년기는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청소년들의 몸부림과 방황으로 자칫 부모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기 쉽기 때문에 부모-자녀관계가 2인칭이 아니라 3인칭이 되는 시기라고도 하지요. 그러나 긴 방학을 선택한 꽃친 아이들은 오히려 충분한 휴식으로 몸과 마음의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부모님과 소통의 양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이야기를 자주 많이 나누다 보면 소통의 질 또한 깊고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제 경험에 기초한 추측이긴 했지만, 꽃친 1기가 7개월을 보낸 지금까지 그 반대 성격의 제보를 들은 적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추측이 현실이 된 것 같아서 참 다행입니다.

 

1년전 한 두 시간의 설명회, 짧은 글 몇 편 정도에 마음을 내어주시고 유별난 선택을 감행하신 열 한 가정의 용기에 저는 두고두고 감동을 받습니다. 지금 때가 어느 땐데 말이죠. 여름방학기간에 인근 호텔, 모텔을 숙소로 기숙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원이 성업중이라는 보도를 며칠전 접했습니다. 방학내내 슬리퍼 끌고 학원과 모텔만 왔다 갔다 하는 아이들... 한달 남짓 되는 그 짧은 방학마저 아이들에게서 빼앗는 이런 세상에서 한 해를 통째로 쉬게 하다니! 정말이지 꽃친 부모님들, 범상치 않으신 거죠.

 

별난 한 해를 보내는 부모님들 모임, 만나서 뭘 하는지 궁금하시죠? 헤아려보니 7월까지 무려 열 두번이나 모였고요. 한 달에 두 번, 그러니까 격주모임이고 한번은 배우는 시간, 또 한번은 사귀는 시간으로 만났답니다. 평일 퇴근 후 저녁과 토요일 오전시간을 이용했고요. 꽃친 활동을 함께 의논하는 시간도 물론 포함되어 있지요. 또 정기적 모임 외에도 아이들 엠티나 여행 등에 도우미로 자원하고 수고하신 부모님들은 자연스레 현장에서 고기 구워먹으며 비공식 교제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상반기 부모모임을 평가하며, 우리는 ‘꽃친이라서’ 우리끼리만 할 수 있는, 우리끼리만 통하는 그런 이야기를 편하게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부모님들 의견이 많아서 8월부터는 먹고 즐기며 자유로운 사귐 시간 중심으로 모이려고 합니다. 상반기 모임을 밀도있게 제공하려는 욕심이 앞서는 바람에 깊고 살가운 만남을 놓친 것 같습니다. 노잼 대표부부의 약점 탓이라 여기고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하는 바입니다.^^;;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모임을 위해 부모님들의 열렬한 참여를 부탁드려야겠습니다. 사실, 오산,수원,일산,파주 등 원근각지에서 달려오시느라 시간이 늘 빠듯한게 함정~ㅜㅜ






1월

사귐의 시간 <응답하라 연애시절>

온가족 송년모임 이후 부모들끼리의 서먹한 첫 만남을 우리가 왕년에 제일 잘 나가던 때, 연애시절 이야기로 풀어 가다보니 몸은 중년이지만 얼굴표정만큼은 꽃다운 나이로 돌아간 듯 했지요. 호호호~부끄부끄~

배움의 시간 <쉼이 있는 교육>

장신대 박상진 교수님을 모시고 쉼의 의미에 대해 말씀 듣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쉼’은 본질을 회복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진정한 나(true-self)를 만나는 시간이며, ‘안식은 축복이고 저항이며 대안’이라는 구절을 인용하시며 “꽃친도 축복이며 저항이며 대안”이라고 팍팍 격려해주셨답니다.


 

2월

사귐의 시간 <자녀 성격유형 이해하기>

강사이자 작가이신 꽃친 채윤맘께서 꽃친 아이들과 함께 한 자기이해 웍샵 내용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타고난 성향에 대해서 그리고 부모님들의 성격유형과 아이들의 유형이 어떤 케미를 만들어 내는지를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해주셨습니다.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지요.게다가 핸드드립커피 도구일체를 준비해오셔서 손수 내려주셨는데 아주 그냥 향기가 그윽했어요. 이날 비로소 핸드드립의 매력에 빠진 부모님도 계십니다.

배움의 시간 <비폭력대화>

정하린 선생님께서 부모 자녀의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는 대화를 소개해주셨어요. 연결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찾아보고, 느낌 카드를 이용해 우리 스스로의 마음과 만나보는 시간도 가졌구요. 십년 넘게 해오던 아이와의 대화패턴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지만 잘 될 때까지 부단히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켜 주셨습니다.

 



3월

사귐의 시간 <기적의 모험놀이>

방승호 아현산업정보고 교장선생님은 이제 사사로이 만날 수 없는 소위 "뜬" 분이신데, 꽃친 부모님들의 미팅 요청을 들으시곤 흔쾌히 응해주셨어요. 두시간 동안 한 눈 팔 수 없도록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주시고, 손수 몸과 몸을 부딪히며 마음의 벽을 넘는 모험놀이도 인도해주셨는데, 배꼽이 몇개 빠졌답니다. 뒤에 들은 이야기인데, 이 날 이후 말을 놓기로 한 동갑내기 40대 아빠들이 있었다네요. 

배움의 시간 <오디세이학교>

올해로 2년째 오디세이학교를 이끌고 계신 정병오 선생님께서 자유학년제를 경험하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해주셨어요. 그 시간을 통해서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 어른을 신뢰하게 됨, 삶에 대한 기대’가 생겼다고 고백한답니다. 아이들이 ‘속사람(내면)의 힘이 강한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고 계신다는 말씀에 희망 한 줄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4월

사귐의 시간 <악동부모님과 함께 하는 만찬>

이름도 생소한 봄나물 골동반이라는 고급진 저녁식사를 하면서 자유방담 했습니다. 자녀들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하면서 ‘우리 집이나 그 집이나 비슷하구나’하며 피차 안심하는 부모님들이 여럿 계셨습니다. 꽃친을 한결같이 응원해주시는 악동뮤지션 부모님이 와주셔서 자리를 빛내주셨지요.

배움의 시간 <꽃친 영상&사진 작품발표회>

한달 동안 끙끙대며 꽃친과 자신을 표현하는 사진과 영상을 만들어낸 열한명의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고,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이 이들을 축하하는 관람객이 되는 북적북적한 날이었습니다. 자기 작품 설명을 하느라 다소 긴장했지만 내심 으쓱으쓱해하던 아이들 표정이 기억납니다. 


5월

사귐의 시간 <병원사용설명서>

꽃친 지우아빠님은 동네 주치의를 소명으로 삼는 의사샘이시랍니다. 부모든 자녀든 어쩔 수 없이 마주하는 질병 아니 병원(ㅋㅋ)에 대한 두려움을 다루는 법들을 조근조근 마사지 해주시듯 설명해주셨어요. 지우가 어렸을 때 다소 약골이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도 들려주시면서 말이지요. 대한민국 모순적인 의료현실 속에서 발휘할 지혜도 이모저모 조언해주셨는데... 가장 자주하셨고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은 "물 많이 드세요"였습니다.^^ 

배움의 시간 <열일곱, 즐거운진로탐색기>

아름다운배움 부설 행복한공부연구소 박재원소장님의 우정 출연으로 유익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부모교육전문가가 아닌 학부모대변인을 자처하시며 준비한 ‘착한입시설명회’의 맥락으로 강의해주셨는데, 입시, 진로 관련 정보도 유익했지만, 강의 핵심으로 ‘가족’의 중요성을 다루시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게 바로 꽃친이 추구하는 가치이지 말입니다.



 

6월

사귐의 시간 <희연이네 송별모임>

해외로 발령이 난 아빠를 따라 온가족이 이주하게 되어, 희연이 가정과 아쉬운 작별을 했어요. 17년간 자주 수술을 하며 지내야했던 희연이를 기르며 겪은 기쁨과 수고를 담담하게 나눠주셨고, ‘힘듦이 있다면 그저 버티는’ 부모노릇을 말씀하실 때 특히 맘 깊이 공명이 되었어요. 아울러 낯선 땅에서의 새로운 삶을 응원했습니다. (글고 6월 배움의 시간은 아이들의 강화도 이박삼일 캠핑에 동참하는 일정에 많은 분들이 시간을 내면서 한 박자 쉬었구요. 쉬어가는 김에 무지 더울 것이 확실한 7월과 8월에는 월 1회로 줄였다가, 가을부터 다시 두배로 찐하게 만나자고 전격 결정!)


7월 

사귐과 배움의 시간 <인권이야기>

꽃친 한슬아빠님은 우리나라에 머무는 외국인들의 인권을 위해 일하시는 공익변호사세요. 잘 나가던 진로를 이 땅의 나그네들을 위해해 변경하며 겪었던 감동적인 지난 날 이야기는 물론 우리나라가 국내외에서 방치하고 있는 여러 아동들의 비인권적 현실을 나누어주셨는데... 눈물이 날 지경이었어요. 사실 꽃친은 일종의 교육운동이라기보다는 아이들답게 자라도록 돕는 인권운동이라고 늘 생각해 왔는데 이날 한번 더 확신하게 되었답니다. 




아, 지난 봄  꽃친 커뮤니티에 정말 정말 기쁜 일이 있었습니다. 혜진이네집은 막내 남동생 민호가 태어남으로써 4남매가 되었답니다. 영지네가 4남매로 가족수로 1등이었는데 이제 혜진네와 함께 공동1등이군요. 꽃친들은 민호랑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지요. 활기찬 생명의 꼬물꼬물거리는 성장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는 특권이 꽃친에게 주어졌습니다!  어머님이 혜진에게 '내년에도 쉬면 어떠니? 은근히 도움된다 너~' 하셨다지요.^^ (혜진이의 행복한 한숨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살아 움직이는 생기충만한 공동체를 실감하는 나날입니다. 



5월은 가정의 달이지요. 

물론 가족은 1년 내내 너무나 중요한 존재이지만, 물과 공기처럼 항상 곁에 있는 것은 그 소중함을 잘 느끼기 어렵기에 가족에 대해서도 특별히 생각해볼 수 있는 5월이 있는 것은 좋은 것 같아요.


꽃다운친구들이 1년의 방학을 가지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가족'이랍니다. 일주일 중에 꽃친으로 모이는 시간은 단 2일이고, 나머지 시간은 집에서 가족들과 보내게 되니 가족이 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꽃치너들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가족과 사이가 더 좋아졌을까요 더 나빠졌을까요? 1년이 끝나갈 때 즈음에 한 번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분명한 것은 노력하지 않으면 더 나아질 수는 없다는 거에요. 다른 말로 하면 같은 방법으로 다른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거죠. 학교 다닐 때는 공부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뤄두던 가족과의 속 깊은 대화, 추억 만들기, 가족을 위해 정성스레 무언가 해보기, 서로에게 관심 가져주기 등등.. 조금만 여유를 가지면 사춘기 청소년들이 부모님과 형제자매들과 더 든든하고 아름다운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는 방법은 수 없이 많아요. 


저희 꽃치너들이 먼저 나서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꽃친의 '가족 프로젝트'를 소개하기 위한 서문이 너무 길었네요.. ^^ 꽃친도 5월을 맞아 가족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엄마, 아빠 인터뷰하기, 가족을 그려보기, 가족이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해 색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보기 등등..


첫 번째 시간에는 모두들 가족사진을 가져와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가족 구성원들을 소개하고 우리 가족의 컨셉(?)이 무엇인지를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우리 가족은 웃긴 가족이에요. 서로 장난치는 걸 좋아해요."

"우리 가족은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해요."

"우리 가족은 엄마랑 저랑 성격이 비슷하고, 아빠랑 동생이 성격이 비슷해요." 


그냥 '가족'이라는 말로 했을 때는 참 흔한 개념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저마다 독특한 가족들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따로 있을 때 랑은 또 다르게 가족으로 모이면 또 새로운 분위기와 이야기가 생겨나죠. 친구들에게 우리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가족이 조금 더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진우쌤 어릴적 가족사진도 같이 보고



오.. 얘네 가족들은 다 닮았다~




그리고 두 번째 시간에는 가족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해보기로 했어요. 

여러분은 이런 질문 해본 적 있나요? 

누가 가족일까? 

같이 사는 사람? 그럼 같이 살지 않는 오빠나 언니는? 

혈연 관계인 사람? 그럼 혈연이 아닌 엄마랑 아빠는? 

우리집 강아지는 우리 가족일까 아닐까? 


가족이 유지되는 조건은 무엇일까? 

돈? 애정? 추억?

사회가 복잡하고 다양해져 가면서 '가족'을 정의하는 일은 복잡하면서도 더욱 중요한 일이 되었어요.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관계와 아닌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손을 들어 의견을 표현해보고 친구들과 그 이유에 대한 토론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두 팀으로 나누어 가족이 유지되는 조건 10가지를 꼽아 순위를 매기는 활동을 했는데요, 꽃치너들이 열띤 토론 끝에 가족이 유지되는 조건으로 꼽은 10가지는 바로바로~~ 


여러분 생각과 비슷한가요?



10가지를 꼽는 일도 어려웠지만, 어떤 것이 더 중요한 것일까를 토론하는 시간이 훨씬 어려웠습니다. 그만큼 의견이 다양하고 풍부한 이야기거리가 있었다는 말이지요. 여러분도 친구들과 한 번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 가족이 함께 모여서 살고 있는 지금의 모습은 늘 당연한게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해졌답니다.


[참고도서 : "팬티 바르게 개는 법" - 미나미노 다다하루]




마지막 시간은 특별히 선유도를 찾아가 정자에 앉아서 시원한 초여름 바람을 맞으며 진행했습니다. 

먼저, 집에서 그려온 가족의 얼굴을 친구들에게 보여주었어요. 그냥 얼굴을 볼 땐 몰랐는데, 막상 얼굴을 그리려다보니 엄마랑 나는 눈썹이 닮았고, 아빠와 동생은 입꼬리가 닮았더라고요. 







이어진 시간은 엄마아빠의 어릴 적 이야기와, 연애 이야기를 조사해와서 친구들에게 전해주는 시간이었어요. 


꽃치너들의 이야기만 들으면 꽃치너 부모님들은 전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못하지 않았고(잘한 건 아닙니다..) 인기도 나름(!) 많으셨다고 합니다... ㅎㅎ 믿어드리는 것으로!

연애 이야기도 흥미진진했어요. 전혀 그래 보이지 않으신데 인기도 많으셨고 희대의 풍운아처럼 사셨던 누구누구의 아빠, 몇 번을 퇴짜를 놓아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하셨다는 누구누구의 엄마.. ㅎㅎ 그런 시절들을 거쳐 지금의 앙꼬부부가 되신 거겠지요? 꽃치너들은 누구와 어떤 사랑이야기를 만들어가게 될까요? 두근두근. 기대가 됩니다. 


 

인기도 엄청 많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진짜? 너네 엄마가 그러셨다고? ㅎㅎ



여유만만 꽃치너들과 가지런한 신발들




이상으로 따뜻한 5월에 진행되었던 꽃친 가족 프로젝트의 소개를 마칩니다. 

앞으로도 가족들과 함께 더욱 좋은 추억들 많이 만들고, 가장 가까이에 있는 만큼 아끼고 배려하고, 힘들땐 곁을 주고 받는, 그리고 필요한 누군가에게 새로운 가족이 되어줄 수도 있는 그런 꽃치너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래는 선유도 뽀너스 샷! 

평일 오전엔 요렇게 한가하고 평화롭답니다~~ 


누가 지현이만 벌 세웠니


미안해, 이렇게 찍으면 잘 나올 줄 알았어..


우리도 저렇게 귀여울 때가 있었지. (지금도 귀여운 꽃치너 왈)


  1. BlogIcon 1466010017 2016.06.16 02:00 신고

    좋은소식 잘 읽었습니다.~^^

  2. BlogIcon 초원위의양 2016.06.27 10:10 신고

    꿈틀리에 다녀오신 것 같은데 관련된 소식은 없으려나요?

  3. BlogIcon 초원위의양 2016.06.27 10:11 신고

    오예!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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