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있는 용기

2016.10.27 12:33

나라전체가 뒤숭숭한 시절이지만, 오랜만에 수다 한 편 올립니다. 

격월간지 민들레 107호 <멈출 수 있는 용기>에 꽃다운친구들 이야기가 소개되었거든요.  

또 한번의 클릭이 귀찮으신 분들을 위한 배려로 전문을 그대로 옮겨봅니다.^^

링크도 있구요. http://bit.ly/2eHLRXH  




[꽃다운 친구들방학이 일 년이라니!]

 

이수진 

‘꽃다운친구들’ 대표. 사회복지와 가족치료를 공부했다. 건강한 가족공동체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어 스스로 가족 컨설턴트라

이름붙이고 학교, 도서관, 복지관 등에서 강의와 상담을 하고 있다.

kochin@brightfund.org



이게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

 

  “용돈 아껴 써라”, “어디 학원이 좋다던데 거길 다녀라”, “쟤랑은 놀지 마라”, “지금부터 딱 한 시간만 놀아라.” 자녀를 겨냥한 부모의 명령충고훈화를 다 모아본다면 가히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인생 지침서(라고 쓰고 잔소리 종합선물세트라고 읽는다)’가 될 것이다학습은 물론이고 경제사회문화종교까지 다루지 않는 분야가 없는 것 같다이게 다 아이 잘되라고 하는 거다소중한 내 아이니까 일거수일투족 관리해주는 거다이러는 엄마도 피곤하다자기 일 희생하고 하는 거다옆집 아이에겐 그런 참견 안 한다는 말도 덧붙여가며 말이다그런데 이런 훌륭한 지침서를 가진 부모들도아이가 서너 살쯤 돼서 싫어!”라는 말을 달고 살거나 모든 동사 앞에 을 붙여 안 먹어” “안 자” “안 사랑해라고 말할 때의 당혹스러움을 기억할 것이다딱 청개구리 같던 시절그땐 제아무리 저항을 해봤자 금세 힘센 부모의 무력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기에 그 모습이 오히려 귀여웠다그러나 소위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아이가 보이는 저항은 요 녀석 봐라당돌하군’ 정도를 넘어 부모로서 위기감마저 느끼게 한다.


며칠 전 우리 집에서도 모자 사이에 논쟁이 있었다아들이 할아버지할머니친지들로부터 받은 특별용돈을 모아둔 통장에서 마음대로 돈을 꺼내 쓰지 못하는 것에 항의하면서 내 돈인데 왜 내 맘대로 못 해왜 엄마는 나를 과소평가해나도 알아서 잘할 수 있거든?” 이라고 했다전에도 아들이 이런 식으로 몇 차례 항거한 적이 있지만 매번 이 현명하신 엄마의 지침에 굴할 수밖에 없었는데이번엔 아들의 말에 무게감을 느낀 엄마가 자존심상 한두 번쯤 우기다가 결국엔 아들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게결국 네 돈인데미래를 위해 모아두는 편이 좋을 거라는 엄마의 판단을 믿고 따르라 했네언젠가는 네가 알아서 하는 거라고 마음먹긴 했지만 정작 그 언제가 언제인지는 나 도 참 막연하구나.’ 속으론 이런 생각을 하며.


이렇듯 자녀를 믿지 못함에서 비롯된 통제는 믿어주기로 작정하지 않으면 모드를 전환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그래도 아이들의 시기별 저항적 몸부림 덕분에 부모도 수시로 각성하고 나이가 들어도 계속 삶의 태도를 전환하게 된다. 21년째 엄마 노릇을 하면서 나름 전환하는 법을 배우며 점점 나아지고 있으니 5년 터울의 둘째 아이는 쉽게 키울 것 같은데그렇지만도 않다마음의 부대낌은 시시때때로 새롭기만 하다이 일이 있고 나서 가만 생각해보니 아이들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학기 중에는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므로 자유로운 시간은 두어 시간을 넘기기가 어렵다주말과 방학에는 보충학습선행 학습각종 영양가 있(다고 믿고 싶은)는 체험 등으로 꽉 짜인 스케줄에 자유시간을 빼앗긴다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고수험생만큼 비장한 각오로 만들어진 일정표를 따라 살아야 하는 아이들을 목격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그러고 보면 물질만이 아니라 시간도 아이들의 것이 아니다.

 


참을 만한 멍 때리기의 비밀

 

  2012년 2월에 중학교를 졸업한 큰아이는 고등학교 배정을 보류하고 일 년 동안 긴 자체 방학을 가졌다당시에는 이름도 생소했던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학교 공부에서 잠시 떠나 진로탐색을 위해 일 년 동안 관심있는 일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아이가 왜 공부하는지 모른 채 고교 3년을 고생스럽게 보내게 하긴 싫었던 엄마 귀에 매우 솔깃한 정보였다)를 개인 차원으로 적용해 볼 야무진 속셈이었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공부하는 목적과 의미가 생기리라 기대했지만 학교에 다니면서 그런 시간을 갖기는 어렵다고 생각했기에충분히 여유 있는 시간을 누리면서 그걸 찾아보지 않겠냐고 던졌고이 제안을 받아들인 딸은 학교에 가지 않고 홀로 긴 방학을 보내게 되었다일 년의 방학을 아이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아니원래 아이 것 이었는데 아이에게 되돌려 준 것이라는 말이 더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아들이 저항을 통해 자기 용돈에 대한 권리를 부모로부터 쟁취한 것처럼나는 하고 싶은 게 없어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라며 고민하던 딸아이의 소심한 아우성은 시간에 대한 자신의 소유권을 적극적으로 찾게 해준 단초가 된 셈이다.


자기 시간을 자기가 알아서 사용하는 것누구에게나 그 기회는 열려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긴 방학을 가질 수는 없다큰딸은 할지 말 지 결정하는 데만 일 년 반이 걸렸다그렇다고 처음부터 대단한 용기와 포부의지가 있었던 건 아니다잘은 모르겠는데(당연하다처음 해 보는 거니까), 아침마다 늦잠 잘 수 있다는 것에 일차적으로 낚이고(게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두 번째로는 남들과 달리 뭔가 특별해 보이는 것도 기분 괜찮을 것 같으니까 여타의 불안과 걱정을 맨 뒤로 보내기(컴퓨터 편집용어)’ 처리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결정적으로 부모가 한번 해보라고 부추기니 어느 정도 책임은 나눠질 수 있으리라 기대했을 수도 있다어쨌든 좋다하고 싶은 마음 51, 하기 싫은 마음이 49로 안식년을 선택했을지언정 일단 스스로 선택했다는 것이 중요하다이런 큰 모험은 열여섯 평생에 처음이었을 것이다안식년은 아무나 못 누린다선택하는 사람만이 누린다.


그러나 달랑 한 달밖에 안 되는 방학도 뭘 할지 막막하고 무료한 날이 더 많게 마련인데곱하기 12라니딸의 붕괴된 일상을 예상하여 실제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마음 한 구석에서는 바람직한 방학생활을 기대하기도 했다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아이는 매우 오랜 시간 자고조금 놀고아주 가끔 의미 있어 보이는 활동을 했다의미 있어 보이는 활동이란 학교에 다닐 때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엄두를 내지 못했던 취미생활과 약간 색다른 공부아빠와 함께한 여행을 말한다그러니 평상시 방학이 12배로 늘어난 것과 정말 똑같았다아일랜드처럼 진로체험 기회를 찾아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고 거의 시도도 해보지 못했다엄마의 막연한 기대는 안식년 초기에 깨끗이 접었다내가 주경야독 하느라 바빠서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그 덕분에 딸은 오롯이 자신의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교과공부에서 해방된 아이는 긴 빈둥거림과 가끔의 특별한 경험에 자신을 던져두었다잠을 자든 드라마 삼매경에 빠지든하고 싶은 대로 자기 시간을 움직이는 사람은 일단 삶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모든 인간에게 자유롭고자 하는 욕구는 얼마나 큰가그래서 얼굴도 밝아지고 예뻐졌다이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부대효과로서 아이에게는 가장 의미 있는 변화였다(꽃다운친구들 1기의 한 부모님도 지난 8개월간 아이의 가장 큰 변화는 단연코 예뻐진 것이라고 말한다아이가 가장 자기다워지는 시간이어서 그런 것 같다고).


저러다가 사람이 굼벵이가 되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최대치 빈둥거림을 지켜보면서(아이도 자신의 한없는 게으름을 경이롭게 생각하는 듯했다여러 번 마음이 끓어올라 억제할 수 없는 잔소리가 종종 튀어나왔다아무리 방학이 길다지만 자기가 신생아인 줄 아는지 일 년 내내 하루 10시간 수면은 기본이었다불어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스스로 알아보라고 하니 응대답만 하다가 결국 한 달쯤 지나서야 인터넷으로 아베세데를 익히기 시작샹송이라도 한 곡 마스터할 줄 알았는데 한 달쯤 뒤부터 불어를 공부하는 딸의 모습은 다시 볼 수 없었다대개 이런 식이었다이보다 더 순수한 방학생활이 있을까 싶다.


그 와중에도 한 가지 고무적인 일이 있었는데매일 정오가 넘어야 겨우 일어나는 아이가 일요일마다 교회에서 맡은 역할을 위해 일 년 내내 아침 7시면 집을 나섰다는 것이다그리고 좋아하는 연예인 팬 사인회에 가기 위해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결국 성취해내는 성실함을 보면서 이런 바람직함이 더 자주 목격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또 좋은 점은 가족끼리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만 가능한 진심 어린 대화를 자주 나눌 수 있었다는 것주로 부모성토대회였지만 말이다아이가 자신의 마음속 복잡한 감정들을 알고 싶다고 해서 심리검사도 받고 좋은 상담 선생님을 만나 수차례 마음을 탐험하는 시간도 가졌다그렇게 대체로 멍 때리고 빈둥거리며 10개월 정도 지나니 그제야 공부 걱정을 아주 조금 하는 것 같았고고등학교 입학을 한 달 앞두고 수학 문제집 한 단원 정도를 미리 들여다보는 것으로 아이는 긴 방학을 마무리했다이후 3년간 동네 일반 여고에서 한 살 어린 동생들과 무난히 지내다 졸업했다가끔은 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언니 역할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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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길을 걷다가 때마침 발견하는 풍경

 

  그 후 몇 해 동안 우리 가정의 특별한 경험을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대단한 듯 대단하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이 생겼다그러다가 입시경쟁에 찌들어 앞만 향해 달려가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에게 느릿느릿 걷는 시간도 의미가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어져서남편과 함께 숨쉬는방학 꽃다운친구들이라는 청소년 자유학년제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다꽃다운 나이열여섯 살 이팔청춘 청소년들에게 빈둥거리는 시간을 돌려주자는 취지로 만든 모임이다. 2016년에는 열한 명이 일 년의 자발적 방학을 선택했다사 년 전 딸은 혼자 외롭게 보냈지만이제는 꽃다운친구들로 만난 청소년들끼리 함께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꽃다운친구들은 일주일에 두 번 만나서 자(기탐구)(사활동)여 (행유희)(계형성네 영역 활동을 통해 자신과 세상의 맛을 느끼고 뜻을 깨닫는 배움과 사귐의 시간을 갖는다이틀 동안 밥 지어먹기생 활문 나누기책 읽고 글쓰기캠핑여행사진음악미술연극사람 책 도서관장애인복지관 방문놀러가기 등 다채로운 시간을 보낸다함께이기에 가능하고 즐거운 활동들이다.


자기이해 활동의 하나였던 덕밍아웃(덕질+커밍아웃)’시간이 내게 특히 인상 깊었다. 11인 11색의 개성미 넘치는 덕후들이 자신의 세계를 선보였는데 신발 디자인아이돌보드게임페이퍼 아트재즈애니메이션 등 그 종류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덕질의 깊이와 열정도 대단해서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었다자신이 좋아하고 에너지를 쏟는 일이 뭔지 모르겠다던 한 친구는 긴 고민 끝에 자신이 사람 얼굴과 이름을 오래 기억한다는 것사람에 대해 남다른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4월에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미수습자 허다윤 학생 어머님을 초청해 얘기를 나누고 홍대 앞에서 열린 단체 피케팅에 참여했으며그 만남을 기억하면서 열한 명이 함께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들어 추모하는 시간도 가졌다이렇게 부지런히 이틀을 함께 보내고 나머지 5일은 최대한 빈둥거릴 자유를 누리기 위해 집에 서 각자 보낸다.


작년꽃다운친구들 설명회에 취재를 온 기자가 일 년의 방학이 꿈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느냐고 묻자 딸은 안식년이라는 대담한 선택 을 해보았기에 앞으로도 꿈을 찾아갈 때 주도적으로 조금은 대담하게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다소 애매모호한 대답을 했다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열두 달 동안 잘 쉬었지만 소위 진로앞으로 어떤 전공을 선택할지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선명한 그림을 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아이가 보낸 일 년의 방학은 시간 낭비였을까앞서 말했듯 나도 처음엔 아이가 입시전쟁 속에서 덜 고생하길 바라며 공부 목적이라도 찾아보라는 의미로 안식년을 제안했었다그러나 딸 입장에서는 질리도록 쉬어본 후 양심상 공부 좀 해야겠다는 가책 정도를 느꼈지뚜렷한 꿈을 찾고 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까지 생긴 것 같지는 않았다다만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엄마아빠도 관찰하고느린 걸음으로 세상을 구경하면서 그 시간과 그곳을 충분히 살았던 것이다.


요즘 꿈이 없다고장래희망이 없다고 걱정하는 초등학생들을 자주 본다중고등학생은 장래희망이나 원하는 직업이 없는 것을 아예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분위기다해마다 3월초 학생 조사서에 부모가 희망하는 자녀의 직업을 써야 하는 것은 내게도 고역이다빨리 진로를 정하라고 재촉하는 이 세태가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다진로는 직업을 정하는 것이 아닐 테고 학교 현장에서도 꼭 그렇게만 접근하는 것은 아니겠지만,진로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체감하는 진로교육은 사실상 직업 찾기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어린이청소년 시절에 자기 적성을 찾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진로탐색 과정에서 직업 적성직업 흥미검사 등을 통해 단서를 얻기도 하지만 참고자료일 뿐 검사결과가 그 아이를 다 말해주지는 못한다.


느리게 걷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분명 있다바삐 지나갈 때는 못 보는 나 자신과 세상의 다채로운 풍경이 그것이다그 안에서 자신의 흥미적성의 희미한 실마리를 조금씩 맛보는 것이 청소년기에 경험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그런 의미에서 딸의 대답은 참 정직하다긴 휴식을 선택한 자신의 용기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인생의 여정에서 뭔가 영향력을 발휘할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는 말이다.


이 기간을 통해 비교적’ 좋아한다고 알아차린 분야로 대학 전공을 정했지만이 또한 진로의 일부분일 뿐 인생 전체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진로는 적성을 발견하자마자 후딱 정해버려야 할 어떤 과녁이 아니라자신과 세상을 알아가며 끊임없이 적응하고 가꾸어가는 과정 그 자체이다지금 꽃다운친구들도 아홉 달째 느슨한 시간표로 천천히 걸으면서 미처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다양한 인생 선배들을 만나 넓은 세상을 두리번거리고 있을 뿐이지만 이 시간 자체가 일 년 뒤서기로 작정한 아이들의 진로인 셈이다이들이 계획하지 않고 의도하지도 않은 소중한 풍경들을 감상하고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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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안식년에 쌓은 엄마 내공

 

  청소년기 아이들이 스스로 잘할 수 있다고알아서 하겠다고 선언할 때부모들의 본능적이고도 자연스런 반응은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해내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와일 수 있지만나는 그 일 년 동안 의지적으로 반응을 다르게 해본 셈이다아이가 잘해낼 것을 굳건한 믿음으로 믿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을 지지해 주는 쪽으로 말이다.


어쩌면 잘 못할 것을 알고도 허락하는 것에 가까웠다자기 힘으로 자기 삶을 살아본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맷집이 생길 수밖에 없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부모라는 울타리 안에 있을 때 실수와 실패를 경험해볼 수 있다면 긴 인생 살아가며 이보다 더 좋은 배움이 있을까시행착오 없는 매끈한 성공은 매력이 없다그래서 웬만한 간섭을 제거하자결국 제 힘으로 살아갈 아이들이다연습할 기회를 빼앗지 말자고 지금도 되뇐다.


어느새 경력 21년차지만솔직히 뭘 해도 안 해도 늘 불안한 이 부모 노릇을 빨리 졸업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그런데 부모라는 이름으로 살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부모가 뭘 하든 안 하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그 안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고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는 것이다그러니 괜한 걱정과 불안은 모두 안드로메다로 보내야 하지 않을까갈수록 그게 참 아이러니다 .


더불어부모의 본능적 불안을 견디는 데에는 부모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가꾸는 것이 가장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자신을 살뜰히 보살피다 보면 아이 삶에 시시콜콜 간섭할 한가함이 없어진다그러다 보니 나는 점점 아이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기회를 내어주는 괜찮은 부모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이 또한 아이러니다.


순수하게 아이의 시간을 자기 것으로 되돌려주고 싶은 부모아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게 연습의 기회를 주고 싶은 부모잃어 버린 웃음과 아이의 고유성을 되찾고 싶은 부모들이 혼자 고민하지 않고 꽃다운친구들과 함께하고 있다.


꽃다운친구들은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가족동행 프로그램이므로 한 달에 두 번 정도 부모 모임을 열어서 연애 시절을 소재로 수다 를 떨기도 하고아이들의 성격유형을 엿보며 부모로서 성찰의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몸을 부대끼며 놀기도 하고진학지도 강연도 들었다또 중년의 건강관리한국의 인권문제 등 부모들끼리 품앗이로 배움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사실 삶에 지친 중년의 부모님들이 모여서 무엇을 하는 것이 무리이지 않을까 처음엔 우려도 했는데 자녀의 안식년이라는 공통분모만으로도 든든한 동지애를 나누는 모임이 되어가고 있다무엇보다 자기 아이 또래들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대부대모의 심정을 가지게 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공동체라서 누릴 수 있는 풍성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이 꽃다운친구들을 선택한다는 것은 학교에서 또 다른 학교로의 탈출이 아니라 가족구성원으로의 귀환이다건강한 독립을 위한 토대로서 안정감 있는 가족 관계친밀한 관계를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그러나 일 년의 방학을 또 하나의 스펙 쌓기 아이템으로,다음 단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충전 기간으로혹은 확실하게 진로를 찾는 시간만으로 여기는 부모님들은 분명히 실망할 것이다부모가 흑심을 품으면 그 방학은 이미 방학이 아니다자기 의지 없이 부모 손에 끌려온 아이들은 긴 방학을 부모의 감시 가운데 괴롭게 보낼 것이 분명하다꽃다운친구들은 이제 겨우 첫돌도 지나지 않은 걸음마 시기를 보내고 있다다만 작년에는 우리 딸아이의 희귀하고 희미한 사례에 기댄 담대한 예언이 전부였다면이제 열한 가정의 생생한 증언이 마련된 셈이다아직 한 줌이지만 너무도 귀한 한 줌이다이들의 용기와 결단이 쌓이다 보면 오늘날 아이들에게 유해하기 짝이 없는 교육환경에 힘찬 똥침을 날리게 될 테니 말이다.


무슨 방학을 일 년씩이나길어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백 세 인생 중 겨우 100분의 1일 뿐이다








안녕하세요~ 꽃친입니다 ^^ 


꽃친 2기 모집을 위해 기초상담과 지원서 접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꽃친 1기는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관광지 들려서 인증샷만 찍는 관광을 넘어서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고 역사를 흡수하는 여행다운 여행을 하고 왔다지요. 비가 오는 궂은 날씨도 꽃친의 열정을 방해할 수는 없었습니다 ^^ 


✈︎


설명회 이후 꽃친 2기에 지원을 희망하는 가족들의 기초상담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의를 받다보니 많은 분들이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1년의 방학에 대해 저희 예상보다 더 진지하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계신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꽃친 운영진이 좀 더 심도있는 답변을 드려야 할 필요도 있고, 기초상담을 개별적으로 다 소화하기도 어려워서 그룹기초상담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그룹기초상담은 10월 8일(토)과 15일(토) 이틀에 걸쳐서 서울 서부와 동부로 나누어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룹기초상담은 정식 설명회가 아니기 때문에 강연 등이 생략되고 책 선물도 드리지 않는 대신 무료로 진행됩니다. 이 날도 꽃친 1기 청소년 중 몇 명이 함께 참여해서 1년의 방학을 실제로 경험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질문에도 답변해드릴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더불어 그룹기초상담에 참여하신 분들에 한해서 지원서 제출일을 연장하도 하겠습니다. 더 자세한 상담이나 문의 없이도 꽃친 2기에 지원하실 가족들은 기존안내 대로 10월 3일 자정까지 지원서를 내주시기 바랍니다. 그룹기초상담에 참여하신 분들도 지원서를 빨리 제출하실 수록 원하는 날짜에 가족상담 일정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으니 마지막 날까지 기다리지 마시고 준비되는대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룹 기초 상담 안내]

  • 일시 : 10월 8일(토), 15일(토) 오후 4시~5시 30분
  • 장소 : 8일 - 카페바인 홍대점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25)
             15일 - 나들목가족도서관 북카페 (서울 동대문구 대광고교 60주년기념관 1층)
  • 내용 : 꽃친에 대한 간략 설명, Q&A 중심 진행(꽃친 1기 청소년 참여)
  • 신청 : 청서 링크
  • 문의 : 070-4848-2959 / friend@kochin.kr / 이예지 간사


[지원 일정 변경 사항 안내]


1. 지원서 제출

  • 그룹기초상담이 필요하지 않은 가족 
    → 10월 3일(월) 자정 (기존 안내와 동일)

  • 지원 전 추가정보와 상담이 필요한 가족
    → 그룹기초상담에 참여한 가족에 한해 연장된 날짜에 맞춰 지원서 제출
        - 10월 8일(토) 참여가족은 10월 10일(월) 자정
        - 10월 15일(토) 참여가족은 10월 17일(월) 자정

2. 가족상담 대상가족 발표

  • 10월 3일(월) 자정 이전 제출 가족 → 10월 5일(수) 개별연락
  • 10월 3일(월) 자정 이후 제출 가족 → 제출과 기초상담 이후 개별연락

3. 가족상담

  • 10월 8일(토) ~ 10월 23일(일) (기존 안내와 동일)
    * 8일과 15일은 그룹기초상담이 있는 날이니 개별가족상담은 하기 어려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4. 최종 발표 & 조정 기간 

  • 11월 11일(금)  /  11월 14일(월) ~ 18일(금) (기존 안내와 동일)


상담을 포함하여 모집에 관련된 어떤 내용이라도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이메일이나 전화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꽃친 드림!



>> 그룹기초상담 신청하기 <<


>> 지원서 양식 다운받기 <<




안녕하세요? 


꽃다운친구들입니다 :) 

드디어 꽃다운친구들 2기(2017년 활동) 가족 모집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래와 같이 2기 참가지원서 양식을 올려드립니다.

지원서는 아래아한글파일(hwp)과 MS워드(doc)파일 중 작성하기 편한 파일로 한 종류만 다운로드 받으셔서 작성해주시면 됩니다. 


꽃다운친구들 참가지원서_doc.zip

  

꽃다운친구들 참가지원서_hwp.zip



위의 압축파일을 다운받으시면 그 안에 두 종류의 지원서가 들어있습니다. 

하나는 청소년용이고 다른 하나는 보호자용입니다. 

청소년용은 지원하는 청소년이 보호자용은 보호자 중의 한 분 혹은 두 분이 상의하셔서 작성하시면 됩니다. 

지원서에 작성하는 내용을 청소년과 보호자가 서로 비밀로 할 필요는 없지만, 최대한 각자 자율적으로 작성해주시기 바랍니다.


에세이 항목의 분량제한은 없습니다. 

꽃친쌤들이 지원가족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하고도 간결하게 써주시면 제일 좋겠죠? ^^ 


다 작성하신 후에는 파일 제목에 '000'이라고 되어 있는 부분은 지원하는 청소년 이름으로 바꾸어서 두 개의 파일 모두 friend@kochin.kr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보기 쉽게 정리해드릴게요. 




[참가지원서 제출방법]
  1. doc파일이나 hwp파일 중 한 종류 선택하여 다운로드
  2. 청소년용은 지원청소년이, 보호자용은 보호자가 작성
  3. 작성 완료 후 파일 제목의 000을 지원청소년의 이름으로 변경 (두 파일 모두)
  4. 제출방법 : friend@kochin.kr로 파일전송
  5. 기한 : ~ 10월 3일(월) 자정
  6. 문의 : friend@kochin.kr / 070-4848-2959



이후 모집 일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일   정

내   용 

~10/3(월) 자정 

 지원서 제출 

 10/5(수) 

 1차 발표 

10/8(토)~10/23(일)

 가족 상담 

 11/11(금)

 최종 발표 

 11/14(월)~18(금)

 조정 기간


지원서 제출 기간 중에도 기초상담이 진행되오니,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꽃친 지원가족 여러분의 이야기를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0월 1일 업데이트]


1. 그룹기초상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10월 8일, 15일)

2. 이에따라 지원서 제출 일정이 연장되었습니다. 

   →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안녕하세요?


꽃친쌤입니다! 오랫만에 꽃다운친구들의 근황을 전하기 위해 글을 쓰게 되었네요 :) 


지난 10월 19일(월)에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포럼이 하나 열렸습니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책을 통해 덴마크 행복사회의 비밀을 직접 찾아서 소개하고 또 그 행복의 비밀 중 하나인 덴마크의 교육제도를 소개해주었던  오마이뉴스에서 이번에는 한국의 애프터스콜레(Efterskole)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답니다. 





애프터스콜레란 덴마크의 독특한 교육제도인데요, 초등교육이 끝나고(대략 우리나라의 중학교 졸업 정도) 고등교육 기관에 진학하기 전에 1~3년 정도를 다니면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학교를 말합니다. 덴마크에는 약 260개 정도의 각기 다른 애프터스콜레가 있는데요, 종교적, 정치적, 이념적 성향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삶의 발견, 보편적 배움, 민주시민 교육 등의 기본적인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 :https://en.wikipedia.org/wiki/Efterskole)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책에서도 소개되었고 이번 포럼에 방문한 덴마크 청년들도 이야기해주었지만 덴마크 청소년들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면 좋을지 잘 모르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다만, 자신이 스스로 그것을 발견할 때까지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애프터스콜레, 호이스콜레)가 마련되어 있고, 가정과 사회에서도 그런 시기에 있는 청소년과 청년들을 기다려주고 격려해주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고 차분하고 자신감 있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학업성취도는 높지만 삶의 만족도는 낮은 우리나라의 청소년들(보건복지부 발표, 2013 한국 아동종합실태조사),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밥을 먹고, 놀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1시간도 되지 않는 한국의 가족들(OECD, 2015 삶의 질 보고서)도 이런 '옆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갖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꽃다운친구들을 비롯하여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옆을 볼 자유를 권하는 한국형 애프터스콜레 프로그램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는 소식이 참 반갑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이번 포럼에서 소개된 다양한 학교에 대해서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0월 19일 포럼은 이런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 발레킬레 인생학교 (Vallekilde Folk High School, Denmark) /


제일 먼저 덴마크에서 방문하여 발표를 해준 발레킬레 인생학교를 소개하겠습니다.

발레킬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이 가는 학교이기 때문에 입학생들의 나이가 대부분 만 18세 이상이라는 점이 애프터스콜레와 다릅니다. 그렇지만 그곳이 필요한 이유, 그곳에 가는 친구들이 기대한는 점과 배우는 것, 배우는 방법 등이 애프터스콜레와 매우 유사합니다. 


발레킬레에서는 어떤 것들을 배울까요? 

홈페이지(www.vallekilde.dk)를 들어가보니 게임디자인, TV와 미디어, 저널리즘, 리더십, 작가, 디자인, 공예 등 다양한 코스들이 있네요. 

학교에서 게임디자인을 배우다니 정말 신기하죠? 포럼에서 저희에게 학교를 소개해준 토마스(Thomas Vigild)가 바로 게임디자인 코스의 디렉터였답니다.





발레킬레학교의 핵심 교육철학으로 '호기심'을 꼽은 토마스는 게임을 통해 얼마나 다양한 가능성들이 열릴 수 있는지 소개하면서 학생들이 주도하고 시민들은 얼떨결에 참여하게 된 게릴라 물총싸움의 동영상을 보여주었어요. 처음엔 어리둥절해하던 사람들이 어느덧 물총을 들고 마구 쏘고, 정장을 입고 지나가던 어느 여자분은 먼저 나서서 물총을 달라고 하여 누구보다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답니다. 그 영상 하나만으로도 발레킬레의 학생들이 어떤 분위기 속에서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Vallekilde Hojskole>를 소개하고 있는 토마스 빌리드(Thomas Vigild)


그리고는 발레킬레에서 공부하는 4명의 학생들이 나와서 자기 소개와 함께 발레킬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몇 가지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명은 저널리즘을, 3명은 창의적 글쓰기(Creative Writing)를 배우는 학생들이었는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고 싶어서 발레킬레에 오게 되었고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해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자발적 에너지로 가득한 친구들과 같이 생활하는 것 자체가 큰 영감이 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Vallekilde>를 다니고 있는 네 명의 학생들. 밝은 분위기가 팡팡! 


이어서 한국에서 시도되고 있는 5개의 애프터스콜레 프로그램이 소개되었는데요, 하나하나를 살펴보기 전에 전체적인 특징들을 다음의 표로 소개하도록 할게요. 내용을 다 읽으시려면 스크롤의 압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아래 표를 보시고 더 알고 싶은 학교를 찾아서 클릭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표를 클릭하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모바일로 보시는 분들은 화면 가로보기!>



꿈이룸학교를 더 알고싶어요!


오디세이학교를 더 알고싶어요!


열일곱인생학교를 더 알고싶어요!


꿈틀리인생학교를 더 알고싶어요!


꽃다운친구들도 잘 하고 왔나요?



여러 모로 즐겁고 유익했던 포럼 참여였습니다. 

발제를 해주신 모든 학교들, 그리고 이번 포럼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대한민국 곳곳에서 옆을 볼 틈새를 내고 있는 청소년 모두모두 화이팅입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겠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한다고 합니다. 

솔직히 변화라는 것이 너무나 요원해보이는 대한민국의 교육체제 안에, 다함께 힘을 모아 좋은 변화들을 만들어냈으면 좋겠습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관련글]

  "학교 가지 말고 1년 놀아라" 한국 부모들 견뎌낼까 - 오마이뉴스(2015. 10.20)

  함께여는교육연구소 블로그의 참여후기 글


[포럼 영상]

  세션1. 행복한 인생과 '옆을 볼 자유'

  세션2. 한국형 애프터스콜레 개교, 어디까지 왔나?


많은 분들이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꽃다운 친구들]이 또다른 [대안학교]나 [그룹형 홈스쿨링]이냐고 물어오십니다. 그러면 저희는 손을 내저으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사이에 한숨 돌리는 [언스쿨링]이라고 대답합니다.


어떤 분들은 일종의 대안적 [교육운동]을 시작한다고 격려해 주십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이것은 [교육운동]이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인생을 바라볼 시간을 주자는 [인권복지운동]입니다. 우리 부부는 교육전문가가 아니고 사회복지사와 공익운동가 커플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꽃친]은 북구의 [애프터스콜레]처럼 일년간 빡쎄게 진로를 개척하는 기숙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서울시 교육청이 앞장서고 있는 [자유학기제]와도 다르고, 1년간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학과목과 동시에 제공하는 [오디세이학교]와도 다릅니다. 중학교를 졸업하는 겨울방학에 3개월 정도 합숙하며 집중해서 인생을 고민하는 [인생학교]와도 다릅니다.


일년을 통째로 쉬는 개념입니다. 뒤서가면서 인생의 호흡을 고르려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주중에 자주 모이지도 않을 예정입니다. 최대한 학과공부는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굳이 몇가지 활동의 방향을 미리 알려드린다면, 다음 네가지 정도가 될 듯합니다. 줄여서 자.봉.여.관.


* 먼저는 [자기탐구] 영역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필시 아이들을 잘 이해하는 전문가 선생님이 친절한 멘토링을 해주시겠죠?


* 다음은 [봉사활동] 영역입니다. 사회봉사 점수와 무관하게 이 세상의 약자들과 우정을 나누고 어두운 곳에 사랑을 전달하는 공통의 경험을 제공합니다.


* 그리고 [여행유희] 영역입니다. 봄가을로 국내외 여행을 스스로 기획해서 여유있고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역전문가들과 연계할 예정입니다.


* 끝으로 [관계형성] 영역입니다. 새로운 친구, 존경하는 분, 만나고 싶었던 인물들과 구체적 접촉과 지속적 만남을 통해 인격적 사회적 존재감을 제공합니다.


그럼 진로는 언제 개발하냐구요? 이 네가지 영역이 골고루 갖춰지면 자신의 진로는 시나브로 스스로 찾아가게 될 것이라는 데에 우리 부부는 의견을 함께 했습니다. 또한 이 시기의 청소년들에게 꿈이나 진로가 구체적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염려 말라고 이야기해줄 것이구요.


각자 하고 싶은 공부는 어떻게 보충하냐구요? 아 그건 부모와 자녀가 스스로 계획을 세워 진행하는 지점입니다. 위의 자.봉.여.관.은 매주 두 번 정도만 모여서 진행할 예정이고(물론 여행은 따로 덩어리 일정을 잡게 되겠죠) 나머지 시간은 부모와 자녀에게 자율권을 드릴 예정입니다. 특별히 월 2회 정도 부모님들의 성장을 위한 정선된 시간을 따로 기획하려고 합니다. 부모님들의 참여와 연대 또한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죠.


오는 6월 15일(월) 저녁에는 몇몇 관련전문가들을 초청해서 저희 생각을 설명해드리고 담금질하는 내부간담회를 가집니다. 이어서 9월 7일(월)에는 깜짝 특강을 겸한 공개설명회를 가지고 각종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을 널리 알리겠습니다.


그동안 사브작사브작 블로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지난 이야기들을 모아놓고 유용한 정보들도 수집한 공간입니다. 조만간 이곳 대문은 홍순관 형님의 휘호로 단장할 예정이고, 나아가 소셜기능도 더 강화한 웹공간을 구성할 예정입니다. 물론 이 일을 나서서 돕는 분들도 공개하고 실무를 담당할 일꾼도 세우게 되겠지요.


오늘은 이 정도 공개하고 또 다음편을 이어가겠습니다. ㅎㅎ




photo by 강현주

오마이뉴스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님은 현재 '인생학교'를 주제로 전국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더군요. 그럼 앞으로 머지않아, 현재로서는 생소하기 짝이 없는 <꽃다운 친구들>을 소개하는데 오랜 시간 들이지 않고도 '아~그거. 들어봤어' 할 날이 오겠네요.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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