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도 불가능할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별 목적 없이 그냥 걸어갈 시간을너무 일찍부터 미래를 준비하라고 내몰지 말고 말이다아무리 잘 설계해도 미래는 그렇게 오지 않는다그러니 부도날 은행에 적금 쌓듯이 불확실한 미래에 시간과 노력을 저금하지 말고우연과 운명의 시간을 맞이할 힘을 기르자." 

http://www.mindle.org/xe/582016 미래는 그렇게 오지 않는다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교육을 표방하는 격월간지 민들레 107호 <멈출 수 있는 용기>에서 한 꼭지 링크합니다.  

'아이들에게 별 목적없이 그냥 걸어갈 시간을 주자' '우연과 운명의 시간을 맞이할 힘을 기르자!'  글쓴이의 이 말이 어떻게 들리시나요? 저는 매우 동의하는 바입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도  "지금 아이들은 선생님이나 연장자에게 배운 지식으로 인생을 준비해나가는 게 불가능한 첫 세대가 된다. 아이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어떻게 늘 변화하면서 살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기술 정도일 것이다"라고 했다죠. 교육에서 진로가 핫이슈인 이 시대, 이 글에 의하면 진로교육이 '조기취업교육'과 다름아닌 이 마당에 정신줄 바로 잡도록 방향을 알려주는 반가운 글입니다. 

민들레 이번호에 "꽃다운 친구들, 방학이 1년이라니!"라는 제목의 제 글도 실렸습니다. 곧 소개할게요. 아, 그전에 민들레 한권씩 사 보셔도 좋겠습니다.^^영양가 많은 글들이 빼곡해서 저는 요즘 공부하듯 줄 쳐가며 읽고 있는 중이랍니다.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4월이 되었지만 2년전 팽목항 앞바다에서 스러져간 304명과 아직 올라오지 못한 아홉명을 생각하면 예년처럼 봄을 맞아 마음이 붕 떠오른다거나 만발한 봄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슬픈 벚꽃',  '쓰라린 봄'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이 계절을 설명하는 더 정직한 표현이 되어버렸네요. 작년 4월 16일에 이어 오늘도 하늘은 슬픈 빗줄기를 주룩주룩 내려보내고 있습니다.

4월초, 세월호 참사2주기를 꽃친들과 어떻게 보낼지 생각하다가 먼저 ebs다큐를 통해 세월호 희생 단원고학생 부모님들 이야기를 함께 들었습니다.  부모님들의 눈물을 보며 아이들도 훌쩍거렸습니다. 영상 속 사연들은 자신의 가정과 별반 다르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가정에 하루 아침에 일어난 청천벽력같은 참사의 결과이기에 금새 감정이입이 되는 거겠지요.

홍대역앞 8번출구앞에선 매일 낮 2시에 훼손없는 세월호 선체인양을 촉구하는 피케팅이 미수습자 가족들과 일반시민들에 의해 수개월째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우리 꽃친은 매주 목요일 홍대앞에서 모임을 가지고 있기에  원하는 사람은 그 피케팅에 동참하자고 제안했어요. 4월 첫주 목요일에 출석한 모든 아이들이 함께 하겠다고 해서 고마웠습니다. 사정이 생겨 못 온 한 친구는 같이 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무척 아쉬워했고요. 아이들이 난생 처음 피켓을 들고 거리에서 시위를 하게 되었지요. 중년 아줌마인 저도 2년전 처음 광화문앞 일인시위를 나설 때 꽤나 긴장되고 떨렸는데 열여섯, 열일곱 청소년들이 선뜻 나서는 것이 기특했습니다. 함께 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든든해서였을지도 모르겠네요. 두세명씩 짝 지어 홍대역 부근 이곳저곳에서 피켓을 들고 한시간쯤 서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세월호 지겹다며 그만하라는 아저씨도 만났고, 반면에 시원한 음료, 심지어 약간의 현금을 쥐어주고 가는 어른도 만났다고 합니다. 세월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을 경험한 셈입니다. 

피케팅을 마치고 미수습자 중 하나인 단원고 허다윤 학생의 엄마 박은미님을 모시고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다윤이가 어떤 아이였는지, 다윤이가 없는 요즘 일상은 어떤지 들려주셨어요. 식당에서 아웅다웅 다투는 어떤 자매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다윤이 언니가 '언니 동생이 저렇게 싸우는것도 부러워'라고 말하며 눈물지었다던 이야기가 가슴을 울렸습니다.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의 가족들은 유가족이 되고 싶으시답니다. 유가족이 되는 것이 소원이라니요! 너무 잔인한 현실입니다. 어머님의 이야기를 들은 후 꽃친들은 다윤이 언니(누나)가 속히 돌아오기를, 건강이 좋지 못한 다윤 부모님을 위해서, 조속한 선체인양과 진상규명을 위해서 한마디씩 간절한 기도를 올려드렸습니다. 다윤 어머님은 꽃친들에게 집에 돌아가면 부모님께, 그리고 언니동생들에게 사랑한다고 꼬옥 말하라고 당부하셨어요. 꽃친들은 야윈 어머님 어깨를 꼬옥 안아드렸습니다. 힘내시라고. 세월호참사가 빚어낸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을 그것도 가장 오래도록 품고 가시는 분들이기에 그 누구보다 힘이 필요해 보입니다. 차라리 유가족이고 싶다는 그 분들의 바람 안에는 세상이 미처 헤아리지 못한 아픔과 소수로서의 설움이 스며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세월호는 304명, 아직 올라오지 못한 9명(단원고 허다윤 양, 조은화 양, 남현철 군, 박영인 군, 양승진 선생님, 고창석 선생님, 이영숙님, 권재근님, 권혁규 어린이) 그리고 그 가족들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직 슬프고 아직 화가 나고 여전히 소리높여 외칠 것이 있습니다. 피케팅과 작은 간담회를 경험한 꽃친 아이들이 직접 할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앞으론 해마다 봄이 되면 지금의 자신들처럼 꽃다왔던 다윤 언니(누나)를 기억하게 되겠지요. 기회가 되면 아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나누겠습니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 732일째 되는 날입니다.

 

 

 

 

 

기사 말미에 그당시 중2였던 은율이 이야기가 살짝 실려 있습니다.

"엄마가 언젠가 유럽 어느 나라더라, 암튼 외국에서는 고등학교에 가기 전에 자유롭게 쉬면서 여행도 하고 자기 공부도 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하시길래, 저도 그렇게 해 보고 싶다고 했는데 ‘진짜 그래 보겠냐’고 하셔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요." 

용감하면서도 무모해 보이지만 그의 부모는 입시로 점철된 학교 교육에 대한 고민을 진작부터 해 오고 있었다. 하지만 곧장 대안 학교에 보내지 않고 1년의 시간을 유보하기로 했다.

- 복음과 상황 241호 특집 <배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2010.10.28

http://www.gosc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573


photo by Steve Rich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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